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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니 국방장관 방한, KF-X 물꼬 트나

비행연구원
2021-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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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전투기(KF-X/IF-X) 시제기 조립 장면. 국방일보 제공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국방장관이 7일 방한했다. 우리 정부의 초청을 받은 지 1년 5개월 만이다. 인도네시아의 분담금 미납으로 답보 상태에 빠진 차세대 전투기(KF-X/IF-X) 공동 개발 사업의 귀추가 주목된다.

이날 인도네시아 주재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프라보워 장관은 전날 오후 9시(현지시간) 전용기로 출국해 이날 오전 한국에 도착했다. 장관 측근이자 인도네시아 국회(DPR) 제1분과위원회(국방ㆍ외교ㆍ정보ㆍ통신) 소속 수기오노 그린드라당 의원도 동행했다.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국방장관. 안타라통신 캡처

이번 방문은 KF-X 시제기 출고행사에 참석해 달라는 우리 정부의 초청에 따른 것이다. 프라보워 장관은 2019년 12월 인도네시아를 방문한 정경두 당시 국방장관을 비롯해 여러 차례 우리 측의 방한 요청을 받았으나 응하지 않았다.

프라보워 장관의 방문은 일단 KF-X 사업엔 청신호다. 프라보워 장관은 지난달 17일 우리 기술로 만들고 인도네시아에서 조립한 잠수함 1차 사업의 3번함 인도식에 당초 불참하려 했다가 참석한 바 있다. "한국 정부에 감사하다"는 말도 전했다. 현지 방위산업 관계자는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안다"며 "KF-X 문제가 풀려야 다른 한국산 무기를 더 수출할 수 있는 길도 열릴 것"이라고 기대했다.


프라보워 수비안토(앞줄 오른쪽 네 번째) 인도네시아 국방장관 등이 지난달 17일 수라바야 국영조선소에서 한국 기술로 만든 잠수함 3번함 인도식을 하고 있다. 주인도네시아 한국대사관 제공풀어야 할 숙제는 만만치 않다. 인도네시아는 2017년 착수금을 포함해 세 차례 분담금 2,200억 원을 납부한 뒤 2019년부터 2년 넘게 6,000억 원을 연체하고 있다. 현지 기술 인력도 코로나19 사태 이후 한국에서 철수한 상태다. 지난해 9월 재협상이 약 1년 만에 재개(본보 2020년 9월 1일자 1면)됐지만 한 차례 회의에 그쳤다. 분담금 비율 축소, 현물 지급, 차관 요청 등이 꾸준히 거론됐으나 프라보워 장관은 공식적으로 밝힌 바 없다.

프라보워 장관의 그간 행보도 미덥지 않다. 그는 2019년 10월 국방장관에 취임하면서 기존 방산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후 한국과 계약했던 잠수함 2차 사업은 현재까지 선수금이 들어오지 않고 있고, KF-X 사업은 미납 분담금이 쌓여 가는 데도 논의조차 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미국 러시아 프랑스 등을 방문해 해당 국가 전투기 구매에 관심을 보였다. 프랑스 라팔 전투기 구매는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기술을 전수받아 조립한 인도네시아 잠수함 3번함 '알루고로'가 인도네시아 역사상 첫 수심 250m까지 잠항을 마치고 지난해 1월 바뉴왕이 신항으로 귀항하는 모습. 뒤에 보이는 섬은 발리다. 바뉴왕이=고찬유 특파

KF-X는 두 나라 모두 처음으로 전투기를 다른 나라와 함께 개발하는 사업이라 의미가 크다. 방산 관계자는 "우리 입장에서 당장의 상황과 이익을 따지면 굳이 함께할 이유가 없지만 앞으로 동남아 시장 등 전투기 수출을 위해선 인도네시아가 주요 교두보임을 부인할 수 없다"고 했다. 이미 2,000억 원 이상 납부하고 기반 시설에 1,000억 원을 투자한 인도네시아에도 사업 철수는 막대한 손해다. 더구나 국가 신인도 하락이라는 무형의 손실도 막대하다.

사실 인도네시아는 한국산 무기를 가장 많이 사는 나라(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 자료)다.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을 때 우리가 개발한 프로펠러형 훈련기 KT-1과 제트 훈련기 T-50을, 한국이 만든 잠수함을 가장 먼저 사 준 나라다. 프라보워 장관은 조코 위도도 대통령에게 대선에서 두 번 내리 졌으나 2024년 대선 후보 조사에서 몇 년째 연달아 1위를 할 만큼 유력 대권 주자다. 향후 양국 협력을 위해서도 프라보워 장관의 이번 방한은 의미가 깊다.

[출처]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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