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소식


'빚으로 연 하늘길'…항공사들, 끝 없는 자금 투입 언제까지

비행연구원
2022-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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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 이후 새로 항공사들의 운영 자금으로 투입되는 자금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예상보다 여객 수가 크게 늘지 않아 영업 적자가 지속되면서 '생존'을 위한 버티기가 길어지고 있는 것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항공사들의 재무 상태는 리오프닝 이후에도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고환율과 고유가 등 외부 악재에 시달리면서 재무구조가 악화하자, 유상증자와 영구채 발행 등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국내 최대 저비용항공사(LCC)인 제주항공은 오는 11월, 3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코로나19 이후 세 번째로 시행하는 대규모 유상증자다. 제주항공은 앞서 지난 2020년 7월 1584억원, 지난해 10월 2066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한 바 있다.


제주항공은 이번 유상증자의 목적이 '항공기 도입' 등 시설자금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주식시장에서는 통상 '호재'로 작용하는 소식이지만, 제주항공 주가는 유증 소식에 오히려 급락하는 등 부정적으로 반응했다.


항공업계 정상화에 대한 기대가 크던 리오프닝 직후에는 이같은 항공사들의 유상증자가 '흥행'을 거뒀지만, 추가 자금 조달이 반복되면서 불안감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특히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가 지난 6월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추가 유증을 해야겠다는 계획은 없다"고 밝힌 뒤 유증 결정이 이뤄지면서, 더욱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숨 넘어가기 직전'에 자금을 수혈하기는 다른 항공사들도 마찬가지다. 악화한 재무구조가 항공사업자 면허 취소로도 연결될 수 있는 문제인 만큼,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을 거란 분석이다.


항공사의 자본잠식률이 1년 이상 50%를 넘으면 국토교통부는 재무구조 개선을 명령할 수 있다. 만약 이후에도 재무구조가 개선되지 않으면 항공사업자 면허가 취소될 수 있어, 항공사들에게 재무구조 관리는 '생존'과 직결된다.


에어부산은 오는 9월에 약 1490억원의 규모의 유상증자 시행을 앞두고 있다. 에어부산은 올해 2분기를 기준으로 자본 총계가 -203억원을 기록하며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바 있다. 재무구조가 악화로 증자가 불가피한 만큼, 최대 주주인 아시아나항공 등이 증자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에어부산 역시 이번이 코로나 사태 이후 세 번째 유상증자다. 에어부산은 지난 2020년 12월(836억원)과 2021년 9월(2271억원)에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티웨이항공도 지난 4월 채무 상환 및 운영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1210억원 규모의 유상 증자를 시행했다. 티웨이항공 역시 2020년에 668억원, 2021년에 8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시행해 3년 연속 유상증자를 시행한 것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티웨이항공의 부채비율은 유상증자 전인 올해 1분기 말 7349%에서 963%까지 떨어졌지만, 여전히 매우 높은 수준이다.


지난 6월 대한항공이 한진칼로부터 지분을 인수한 진에어 역시 유상증자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발행했던 75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상환하겠다는 '콜옵션'을 행사하며 자본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신종자본증권은 엄밀이 '빚'이지만 회계상으로는 자본으로 분류된다. 진에어가 높아지는 금리 부담을 줄이기 위해 신종자본증권을 상환하고, 대신 유상증자를시행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거기다 새로 주주가 된 대한항공이 든든한 '큰형님'으로서 증자에 참여할 가능성도 높아 재무구조 정상화를 꾀할 것이란 전망이다.


LCC들의 자금난이 심각하다보니 업계에서는 아예 '구조 개편'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2017년 설립된 뒤 코로나 위기를 거친 에어로케이와 에어프래미아 등 신생 항공사들에 대해서는 매각설까지 돈다.


다만 업계에서는 올해 하반기가 경영 정상화를 향한 마지막 사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해외입국자에 대한 코로나 검사가 곧 폐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무엇보다 주력 노선인 일본 역시 빗장을 풀 준비를 하고 있다"며 "이번 위기만 잘 넘기고 영업 이익이 나기 시작하면 본격적으로 정상화의 페달을 밟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출처; 데일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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