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소식


롤스로이스, 세계 최초로 수소 항공엔진 시험 성공

비행연구원
2022-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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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항공기 엔진 제조사인 롤스로이스(Rolls-Royce)가 세계 최초로 수소 항공기 엔진의 시험에 성공했다. 수소 연료는 기존 항공유와 달리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아 상용화되면 항공산업의 온실가스 감축 노력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롤스로이스는 지난 28일(현지 시각) “저비용 항공사 이지제트(easyJet)와 함께 세계 최초로 현대식 수소 항공기 엔진을 가동해 항공산업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고 밝혔다.

◇항공산업의 탄소 제로 달성에 도움

롤스로이스는 터보트롭 항공기용 엔진인 AE 2100-A를 수소 엔진으로 개량했다. 이 엔진은 프로펠러를 돌려 추력을 얻는 가스 터빈 방식으로, 단거리 노선의 저속 항공기에 주로 쓰인다. 롤스 로이스는 수소 연료를 주입해 엔진을 점화시키고 저속 가동하는 시험에 성공했다.

수소 엔진은 항공산업이 고대하는 탄소 배출 제로(0)를 구현할 수 있다. 기존 항공유는 석유 기반이어서 연소하면 필연적으로 이산화탄소가 나오지만, 수소는 연소하면 산소와 만나 물만 나온다.

그라지아 비타디니 롤스로이스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이날 “놀라운 이정표이자 기념비적인 성과”라며 “항공산업의 미래를 바꿀 수소의 탄소 제로 가능성을 발견하기 위해 한계를 넘고 있다”고 밝혔다.

그랜트 셉스 영국 기업에너지산업전략부 장관은 이날 “영국은 죄를 짓지 않는 항공을 향한 전 지구적인 전환을 이끌고 있다”며 “오늘 롤스 로이스와 이지제트의 시험은 기업 혁신이 우리의 일상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 확실하게 보여준다”고 밝혔다.


지난 3월 25일 프랑스 툴루즈의 블라냐크 공항에서 세계 최대 여객기인 A380기가 처음으로 100% ‘지속가능한 항공유(SAF, Sustainable Aviation Fuel)’로 비행하는 데 성공했다./에어버스

지난 3월 25일 프랑스 툴루즈의 블라냐크 공항에서 세계 최대 여객기인 A380기가 처음으로 100% ‘지속가능한 항공유(SAF, Sustainable Aviation Fuel)’로 비행하는 데 성공했다./에어버스


◇바이오 제트유 항공기는 시험비행 성공

탄소 저감은 항공산업의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항공산업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의 3.5%를 차지한다. 뉴욕과 런던을 왕복 비행하면 1인당 100㎏ 이상 탄소를 배출하는 것과 같다. 이는 브룬디, 니카라과 등 47국에서 한 사람이 한 해 배출하는 양보다 많다.

세계 각국은 지구 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보다 섭씨 1.5도 이내로 억제하기로 했다. 항공산업은 2050년까지 탄소 배출 제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먼저 자동차처럼 배터리를 이용한 전기 항공기가 추진됐지만 아주 짧은 노선만 가능했다. 배터리가 너무 무거워 대형 항공기에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항공산업은 제트유처럼 액체상태로 적재해 연소할 수 있는 연료로 눈을 돌렸다. 롤스로이스의 항공우주 기술 책임자인 앨런 뉴비는 BBC 방송에 “우리가 수소에 주목하는 이유는 ‘넷제로(Net Zero, 탄소 순배출량 0)’를 이끌 수 있기 때문”이라며 “기존 항공기 연료인 케로신(등유)은 탄화수소여서 태우면 이산화탄소가 나오지만, 수소는 그렇지 않다”고 밝혔다.


바이오 항공유는 개발 속도가 더 빠르다. 지난 3월 25일 프랑스 툴루즈의 블라냐크 공항에서 세계 최대 여객기인 A380기가 처음으로 100% ‘지속가능한 항공유(SAF, Sustainable Aviation Fuel)’를 사용해 이륙했다. A380 제조사인 에어버스는 3시간 비행에 쓴 SAF는 식용유와 폐지방 등으로 만든 바이오 제트유라고 밝혔다. 현재 전 세계 10여 기업이 음식쓰레기나 농업폐기물, 임업폐기물로 바이오 제트유를 생산하고 있다.


그래픽=이은현

그래픽=이은현


◇탄소 배출 없는 그린 수소 확보가 관건

수소 항공기가 보편화 되려면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이번 엔진 시험은 수소 연료로 엔진을 점화해 저속으로 가동하는 수준에 그쳤다. 연료 저장 기술도 발전해야 한다. 수소는 영하 253도로 액화시켰다가 점화 전에 기체로 바꿔 태운다. 수소는 고압 압축 탱크에 실어야 해서 같은 거리를 비행하면 케로신보다 4배나 많은 공간이 필요하다.

미국 블룸버그 뉴 에너지 파이낸스의 마이클 리브리치 대표는 영국 가디언지에 “보잉 747기를 운항하는 데 제트유가 25만L(리터) 든다면 수소는 100만L나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 뉴에너지 파이낸스는 경제전문 미디어인 블룸버그통신의 친환경 에너지, 탄소시장 전문 매체이다.

이런 기술적 난제에도 불구하고 롤스로이스의 주요 고객인 에어버스와 보잉사는 앞다퉈 수소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항공사들은 이른바 지속 가능한 항공유를 개발하면 단기간에 항공산업의 탈탄소를 이룰 수 있다고 본다.

결국 더 큰 문제는 항공기보다 수소에 있다. 수소 연료를 생산하면서 다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면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수소 연료는 생산 방법에 따라 색깔로 나뉜다. 그레이(gray, 회색) 수소는 천연가스에서 추출해 필연적으로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블루(blue, 청색) 수소도 천연가스로 만들지만 생산과정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지하에 저장하는 것이 다르다.

그린(green, 녹색) 수소는 태양광이나 풍력 같은 재생에너지로 만든 전기로 물을 분해해 얻는다. 이산화탄소 배출도 없어 완벽한 친환경 수소이다. 롤스로이스는 이번 엔진 시험에 유럽해양에너지센터가 만든 그린 수소를 썼다. 센터는 스코틀랜드 북부 해안의 오크니 제도에서 조수 간만의 차를 이용한 조력 발전으로 전기를 만들어 수소를 생산했다.

출처;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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