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항공사 하이에어는 지난달 말 홈페이지에 ‘운항관리사 충원 및 교육이 완료될 때까지 운휴하게 됐다’고 공지했다. 하이에어는 울산공항을 거점으로 국내 노선을 주로 운항하는 소형 항공사다. 운항관리사는 항공기 운항에 필요한 비행 계획 작성·변경, 연료 소비량 산출, 항공기 운항 통제·감시 업무를 하는 항공기 안전에 필수 인력이다. 하이에어에는 운항관리사 6명이 근무하고 있었는데 줄줄이 퇴사하고, 마지막으로 남았던 운항관리사마저 퇴사하면서 어쩔 수 없이 운항을 중단하게 됐다.
항공업계가 극심한 현장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하이에어처럼 운항을 중단하거나, 인력 구하기가 어려워 다른 업체에서 빌려오거나, 사무직 직원을 현장 업무에 투입하기도 한다. 지난달 국제·국내선 이용객은 코로나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 84%까지 회복하면서 항공업계가 빠르게 정상화하고 있지만, 인력난이 노선 확대 등 회복세에 발목을 잡는 것이다. 인력난이 장기화하면 항공기 스케줄 지연, 서비스 질 하락, 안전 문제까지 불거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래픽=양인성
◇지상 조업사, 2019년 대비 60% 회복 그쳐
항공업계에서 현장 인력 부족이 가장 심각한 분야는 공항의 지상 조업사이다. 지상 조업사는 항공기 급유·견인, 수화물 분류·상하역, 항공기 지원 장비 운용 등을 담당한다. 공항 운영사나 항공사의 자회사, 지상 조업 전문 업체가 주로 담당한다.
지상 조업 업체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항공 노선이 본격적으로 회복하자 인력을 상시 채용해왔다. 하지만 지상 조업 인력은 코로나 팬데믹 이전과 비교해 60% 정도 회복하는 데 그쳤다. 항공기 좌석 공급과 이용객이 각각 82%, 84% 회복된 것과 비교하면 낮은 수치이다. 업계 관계자는 “공항 근무가 출퇴근 시간이 길고, 업무 강도가 높다는 점 때문에 코로나 팬데믹 때 택배 등 다른 업종으로 떠났던 인력이 좀처럼 돌아오지 않고 있다”고 했다. 최근 전체의 20%를 차지하는 중국 노선이 본격적으로 재개되면서 현장 인력난은 더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공항에서 외항사 지상 조업 업무를 맡은 A사는 업무가 폭증하는 추석 명절을 앞두고 사무직 직원까지 현장 업무에 투입했다고 한다. 최근 6개월 사이 직원 300명 중 26%가 퇴사하면서 인력난이 심해진 탓이다. 이 업체 관계자는 “매일 지상 조업 인력들이 모여 있는 소셜미디어에서 다른 업체 직원에게 1.5배 일당을 주고 몰래 데려와 일을 맡기는 실정”이라고 했다. 다른 업체 관계자는 “외국인 근로자를 쓸 수 있도록 국토교통부에 요구 중이지만 외국인 근로자를 들여와도 공항이 보안 시설이라 이들을 관리할 별도 직원이 필요하고, 야간 업무를 시키기도 어려운 실정이다”라고 말했다.
◇”노선 늘리고 싶어도 못 늘려... 항공권 인상 우려도”
최근 급성장하는 항공정비(MRO) 업계도 인력난이 우려된다. 인천공항공사는 최근 미국의 화물항공사인 아틀라스항공기의 정비 사업을 따냈고 한국항공우주산업(KAI)도 MRO사업을 주력으로 키우고 있지만, 정작 전문가나 인력은 부족한 상황이다. KAI의 MRO 전문 자회사인 KAEMS 직원은 대부분 KAI나 항공사에서 퇴직한 이들로, 이들이 도제식으로 일을 가르치는 실정이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MRO 시설 하나당 1000명 가까운 인력이 필요하다”며 “내년부터 항공기 개조·정비 사업 수요가 급격히 늘어날 예정이라 한꺼번에 많은 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항공업계 현장 인력난이 심각하다 보니 LCC나 소형 항공사들은 수요 증가에 맞춰 노선을 늘리고 싶어도 늘릴 수 없는 실정이다. 인력난이 심각해지면 항공기 운영 지연, 결항이 발생하고, 고객 서비스 질도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일본 공항의 지상 조업 인력 문제로 진에어의 인천~기타큐수(일본) 정기 노선이 6월 말부터 이달 3일까지 모두 결항하는 일이 발생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기존 인력들이 과로에 시달리게 되면서 항공기 안전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고, 항공비 인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출처; 조선일보
소형 항공사 하이에어는 지난달 말 홈페이지에 ‘운항관리사 충원 및 교육이 완료될 때까지 운휴하게 됐다’고 공지했다. 하이에어는 울산공항을 거점으로 국내 노선을 주로 운항하는 소형 항공사다. 운항관리사는 항공기 운항에 필요한 비행 계획 작성·변경, 연료 소비량 산출, 항공기 운항 통제·감시 업무를 하는 항공기 안전에 필수 인력이다. 하이에어에는 운항관리사 6명이 근무하고 있었는데 줄줄이 퇴사하고, 마지막으로 남았던 운항관리사마저 퇴사하면서 어쩔 수 없이 운항을 중단하게 됐다.
항공업계가 극심한 현장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하이에어처럼 운항을 중단하거나, 인력 구하기가 어려워 다른 업체에서 빌려오거나, 사무직 직원을 현장 업무에 투입하기도 한다. 지난달 국제·국내선 이용객은 코로나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 84%까지 회복하면서 항공업계가 빠르게 정상화하고 있지만, 인력난이 노선 확대 등 회복세에 발목을 잡는 것이다. 인력난이 장기화하면 항공기 스케줄 지연, 서비스 질 하락, 안전 문제까지 불거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래픽=양인성
◇지상 조업사, 2019년 대비 60% 회복 그쳐
항공업계에서 현장 인력 부족이 가장 심각한 분야는 공항의 지상 조업사이다. 지상 조업사는 항공기 급유·견인, 수화물 분류·상하역, 항공기 지원 장비 운용 등을 담당한다. 공항 운영사나 항공사의 자회사, 지상 조업 전문 업체가 주로 담당한다.
지상 조업 업체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항공 노선이 본격적으로 회복하자 인력을 상시 채용해왔다. 하지만 지상 조업 인력은 코로나 팬데믹 이전과 비교해 60% 정도 회복하는 데 그쳤다. 항공기 좌석 공급과 이용객이 각각 82%, 84% 회복된 것과 비교하면 낮은 수치이다. 업계 관계자는 “공항 근무가 출퇴근 시간이 길고, 업무 강도가 높다는 점 때문에 코로나 팬데믹 때 택배 등 다른 업종으로 떠났던 인력이 좀처럼 돌아오지 않고 있다”고 했다. 최근 전체의 20%를 차지하는 중국 노선이 본격적으로 재개되면서 현장 인력난은 더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공항에서 외항사 지상 조업 업무를 맡은 A사는 업무가 폭증하는 추석 명절을 앞두고 사무직 직원까지 현장 업무에 투입했다고 한다. 최근 6개월 사이 직원 300명 중 26%가 퇴사하면서 인력난이 심해진 탓이다. 이 업체 관계자는 “매일 지상 조업 인력들이 모여 있는 소셜미디어에서 다른 업체 직원에게 1.5배 일당을 주고 몰래 데려와 일을 맡기는 실정”이라고 했다. 다른 업체 관계자는 “외국인 근로자를 쓸 수 있도록 국토교통부에 요구 중이지만 외국인 근로자를 들여와도 공항이 보안 시설이라 이들을 관리할 별도 직원이 필요하고, 야간 업무를 시키기도 어려운 실정이다”라고 말했다.
◇”노선 늘리고 싶어도 못 늘려... 항공권 인상 우려도”
최근 급성장하는 항공정비(MRO) 업계도 인력난이 우려된다. 인천공항공사는 최근 미국의 화물항공사인 아틀라스항공기의 정비 사업을 따냈고 한국항공우주산업(KAI)도 MRO사업을 주력으로 키우고 있지만, 정작 전문가나 인력은 부족한 상황이다. KAI의 MRO 전문 자회사인 KAEMS 직원은 대부분 KAI나 항공사에서 퇴직한 이들로, 이들이 도제식으로 일을 가르치는 실정이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MRO 시설 하나당 1000명 가까운 인력이 필요하다”며 “내년부터 항공기 개조·정비 사업 수요가 급격히 늘어날 예정이라 한꺼번에 많은 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항공업계 현장 인력난이 심각하다 보니 LCC나 소형 항공사들은 수요 증가에 맞춰 노선을 늘리고 싶어도 늘릴 수 없는 실정이다. 인력난이 심각해지면 항공기 운영 지연, 결항이 발생하고, 고객 서비스 질도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일본 공항의 지상 조업 인력 문제로 진에어의 인천~기타큐수(일본) 정기 노선이 6월 말부터 이달 3일까지 모두 결항하는 일이 발생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기존 인력들이 과로에 시달리게 되면서 항공기 안전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고, 항공비 인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출처; 조선일보